The Korean Economic Forum
논단: 위기이후(Post-Crisis)시대의 한국은행의 역할
박종규(한국금융연구원)Year 2014Vol. 7No. 1
Abstract
1. 위기이후(Post-Crisis) 시대의 도래(到來)지난 1월, 8년 동안 미국 연준(聯準)을 이끌었던 벤 버냉키(Ben Bernanke)가 연준 의장에서 물러나고, 후임으로 재넷 옐렌(Janet Yellen)이 취임하였다. 경제학 교수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부터 “대공황의 사나이(Depression Man)”, “헬리콥터 벤(Helicopter Ben)” 같은 별명들이 따라다녔던 버냉키1)를 2006년 연준 의장에 앉혔던 것은 마치 위기가 다가오는 것을 미리 알고 내린결정이기나 한 듯, 매우 탁월한 예지적(叡智的) 선택이었다.버냉키가 연준 의장에 취임한지 1년이 조금 지나, 실제로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터졌고, 그 파장은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를 휩쓸었다. 대공황 이후 70여년 만에 처음 보는 엄청난 스케일의 위기상황 속에서 버냉키가 이끄는 미국 중앙은행이 어떤 정책을 취할지는 그다지 짐작하기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평소의 지론대로, 경제학자로서 꾸준히 연구해왔던 대로,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버냉키는 무제한적으로 달러를 풀었다. 우선, 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내렸고, 금리로는더 이상 통화량을 늘릴 수 없게 되자 국공채를 대량으로 매입하는 양적완화(QE: QuantitativeEasing)를 통하여 대규모로 달러를 풀었다. 사전(事前) 연구와 실전준비가 웬만큼 되어있지 않았다면 시도할 용기를 내기 어려웠을,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대담한 결정들이었다.